만화가들이 뜻을 모아 만화 콘텐츠 전문기업을 설립했다. 올해로 데뷔 30년째를 맞은 만화가 박봉성씨(54)는 동료작가들과 함께 '만화 콘텐츠 전문기업'을 출범시켰다. 지난달 30일 법인설립을 마친 '대한민국 만화중심'에는 황재 고행석 김철호 오일룡 조명훈 강촌 황성 야설록 하승남씨 등 유명작가 10명이 주주로 참여했고,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본금 15억여원을 모았다. "경기가 불투명하고 만화출판이 불황이지만 속수무책으로 지낼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서 동료들과 의논 끝에 기업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박씨가 만화의 산업화에 나선 것은 만화 출판업의 극심한 불황 때문이다. 인터넷 콘텐츠와 온라인게임을 기반으로 한 사이버산업이 기존 만화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고 있고 독자들이 '포엠툰'등 네티즌 작가들의 '카툰에세이'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프로 만화 작가들의 설 땅이 날로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출판계 불황의 골이 깊어져 단행본 도서를 찾는 만화인구 자체가 크게 줄었다.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의기투합한 박씨 등은 중국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중국 서 극 감독의 TV 드라마 '칠검하천산'을 총 80권의 단행본과 온라인서비스로 제작,중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시하는 것으로 첫 사업을 시작한다. 또 '구영탄'의 고행석씨를 비롯 주주 작가들의 신작 2백여권을 중국어로 번역,중국의 4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유료 온라인서비스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장으로 반경을 넓혀가면서 한국 밖에서 길을 뚫어 볼 생각이에요." 박씨 등 주주들은 광고인 출신 오영택씨를 전문경영인으로 초빙,콘텐츠개발 시장개척 등 경영전반을 맡겼다. 모바일 애니메이션 등 만화의 멀티미디어 기반화 및 판매시장 확대 등 적극적인 경영을 기대하고 있다. 이현세씨의 '공포의 외인구단'과 함께 80년대를 대표하는 '신의 아들'(1984)의 작가인 박씨는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았다. 2백30여종,3천여권 이상의 작품을 내는 등 한국 만화의 붐을 일궈 온 박씨가 만화계의 재도약을 일궈낼지 관심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