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을 넘긴 현대자동차 파업사태가 이번 주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대차와 울산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전체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생산차질 및 협력업체들의 손실이 적지 않은데다 어떤 업종보다도 전ㆍ후방 효과가 크다는 자동차산업 전체가 휘청거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수출 중단과 해외 딜러들과의 잇따른 공급계약 취소에 따른 현대차의 대외신인도 약화도 국내경제에 큰 부담이다. 내수경기 부진을 겨우 수출로 만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더욱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노사의 강경 대치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면 당장 현대차의 생산손실은 14만대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쌍용자동차의 연간 생산물량을 넘어서는 규모다. 게다가 터키 중국 등의 해외공장들도 부품 재고가 거의 바낙나 가동을 멈춰야 하는 실정이다. 조업단축과 휴업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1∼3차 협력업체들의 도산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수직계열화 돼있는 협력업체들의 하청-재하청 구조는 지난 97년 부도났던 기아차 사례에서도 나타났듯이 한 업체의 부도가 수 십개사의 도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현대차가 '글로벌 톱5' 달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품업체의 대형화도 이번 파업으로 일단 제동이 걸렸다. 안정적인 공급선을 내다보고 규모를 키우는 중소기업들에 현대차 노조의 '정치성 파업'은 신뢰를 주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시장에서 겨우 구축하기 시작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브랜드 파워는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선진업체에 크게 못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악성 파업으로 물량까지 끊긴 해외 딜러들 입장에선 현대차와의 거래에 회의적인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