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찰스 테일러 라이베리아 대통령이 오는 11일 퇴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일러 대통령은 2일 수도 몬로비아에서 서아프리카 경제협력체(ECOWAS) 회원국 특사들과 면담한 뒤 "이번 라이베리아 의회 합동회의 때 권력을 이양할 것이며,새로운 인물이 취임 선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자신이 언제,어느 곳으로 망명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테일러 대통령이 국제전범재판소의 기소 해제를 망명의 새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바니 파세위 라이베리아 대통령 대변인도 정부청사 건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테일러 대통령이 전범 혐의로 기소돼 있는 사실을 거론하면서 "그는 오직 자유인 신분으로서만 라이베리아를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전범재판소는 지난 6월 90년대 시에라리온 내전에서 반군을 지원,민간인 수만명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진 테일러 대통령을 전범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은 라이베리아 평화유지군 파병의 전제 조건으로 테일러 대통령의 퇴진과 망명을 요구했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