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脫불황 전략] 고삐 쥐고 다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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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이 다시 뛴다.
이라크 전쟁, 북핵 사태, 사스 등 겹겹의 악재로 짙게 드리워진 경기부진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서다.
대외적으로는 수출을 크게 늘리고 대내적으로는 과감한 투자로 내수경기를 견인하겠다는게 목표다.
집단 휴가 실시로 하투(夏鬪)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8월 초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삼성 LG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주요 그룹들이 올해 남은 5개월 동안 목표로 삼은 키워드는 공격적인 경영이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핵심 전략사업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의 기틀을 튼튼하게 다지는 쪽으로 실행계획을 설정해 놓고 있다.
삼성은 올해 투자액 9조5천억원의 70% 이상을 하반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은 하반기 내에 IT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경영기조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D램 플래시메모리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등의 분야에서 공급부족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게 삼성의 설명이다.
LG도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경영에 대비한다는 원칙에 따라 연초에 짜놓았던 7조4천억원의 투자계획을 예정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미래 대표사업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정보전자소재, 차세대 이동통신,생명과학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철강산업의 활황으로 비교적 경영여건이 좋은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하반기에도 대중국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위주의 공격적인 경영을 해나갈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매각 등으로 상반기에 구조조정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 금호그룹은 기존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진, 한화, 동부, 효성 등도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핵심 전략사업에는 투자를 강화,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래 성장력을 담보하는 조치와 함께 대기업들은 당장 올초 세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하반기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얼어붙은 내수시장과 세계경기의 불투명성 등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경영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에는 총력 수출 체제로 이를 만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록 환율하락과 북핵 등 불리한 여건은 지속되겠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4ㆍ4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적극적인 시장개척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되면 연초 경영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이 목표치에 소폭 미달했지만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시장개척과 위기관리 경영을 통해 최소한 작년 실적인 매출 1백41조원, 세전 순이익 14조2천억원을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LG도 수출에 총력을 기울일 경우 내수부진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당초 설정했던 경영목표치를 밀고나간다는 방침이며, 이미 상반기부터 최고경영자들이 수출 최전선에 나서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하반기에도 수출확대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주요 그룹들은 이와 함께 하반기에도 위기관리를 위해 비상 경영체제나 구조조정을 계속해 내부 체질을 강화해 나간다는 경영전략도 갖고 있다.
특히 SK의 경우 최태원 SK㈜ 회장이 6개월째 구속 수감된 상태인데다 구조조정본부 해체로 그룹의 구심점 마저 사라지는 등 어려운 상황이어서 투자확대보다는 각 계열사들의 경영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SK는 독자적인 경쟁력이 없는 계열사는 과감하게 퇴출시켜 부당내부거래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도 상반기에 비용절감 및 근무기강 확립차원에서 실시했던 비상경영 체제를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아울러 경쟁력이 떨어진 분야를 해외 이전하는 등 상시적 구조조정 체제도 강화키로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경기를 끌어올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며 "규제나 노사관계 불안 등 투자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걷어내겠다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