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위축되고 중소기업의 연구원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허영섭)는 국내 2백64개 민간기업 연구소를 대상으로 2003년도 2·4분기 연구개발 동향을 조사한 결과 R&D 투자가 당초 계획보다 1.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R&D 투자가 1.7%,대기업은 1.1% 감소했다. 이 같은 R&D 투자 감소는 경기 침체로 인한 신규 R&D 사업의 지연 및 취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감소로 인한 R&D 투자 동결이나 정부 지원 감소도 또다른 요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2·4분기 중 민간기업의 연구원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에 비해 0.3% 증가했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2.0% 감소했다. 학위별로는 학사 연구원이 1.8% 증가했으나 주력 연구층인 석사 연구원은 0.6% 줄어들었다. 대기업의 경우 연구원이 지난해 말에 비해 3.0% 늘어났다. 산기협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올 투자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4분기 중에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계획이지만 경기 부진의 장기화로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대기업이나 정부출연 연구소에 비해 연구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들이 불황 여파로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연구인력 확충을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