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유상증자를 결의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4일 LG와 삼성전자,SK텔레콤 등 주요 주주들은 밤 늦게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진통을 겪었다. 이날 LG측은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의결한 안대로 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되 실권주를 전량 LG에서 인수하는 안을 주장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하나로통신이 LG계열에 편입돼 데이콤 등과 합병할 경우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며 유상증자 실권주를 외국인에게 배정하는 수정안을 고수했다. SK텔레콤은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좌시할 수 없다는 태도이고 LG도 하나로통신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하면 소득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양측간 합의는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러나 LG는 삼성전자와의 협상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공조를 취해왔지만 이미 보유중인 하나로통신 주식을 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LG에서 적당한 조건을 제시하면 삼성이 LG를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5일 하나로통신 주주총회에서 2대주주인 삼성전자와 3대주주인 SK텔레콤이 LG가 제안한 유상증자안을 거부하면 안건은 부결될 게 확실하다. 현재까지 삼성과 SK가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유상증자안이 통과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막판 협상을 통해 삼성이 LG를 지원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LG 관계자는 "유상증자안이 통과되려면 33%의 찬성표가 필요한데 삼성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LG가 소액주주의 도움을 받아 안건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