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컴퍼니-(1) 유통산업] 유통황제는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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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1930년 일본 미쓰코시백화점 경성지점이 전신이다.
그만큼 역사가 길다는 뜻이다.
아직도 신세계 하면 백화점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에게 신세계는 할인점 이마트로 더 친숙하다.
이마트 점포는 현재 55개로 대도시는 물론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매장을 두고 있다.
86개까지 점포를 늘릴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 이마트는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시장은 좁다"는 이유에서다.
이마트는 이제 중국에서도 월마트 까르푸 등 세계적인 유통기업들과 한 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마트를 비롯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월마트 등 전국 2백32개 할인점의 상반기 매출은 9조9백34억원으로 백화점 매출(8조6천6백67억원)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0년 만에 백화점을 누르고 '유통황제'로 등극한 것이다.
유통시장의 힘 중심이 할인점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신유통업태로 빠르게 옮겨 가면서 유통 지도가 바뀌고 있다.
편의점과 전자양판점 업체들도 무시못할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백화점들은 고급화 전략으로 내적인 파워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신흥 파워 컴퍼니로는 뭐니뭐니 해도 할인점을 주력 사업으로 두고 있는 기업들이 꼽힌다.
삼성테스코는 지난 99년 국내에 첫 점포를 냈다.
뒤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가 합작한 삼성테스코는 불과 5년 만에 할인점 홈플러스 점포 26개를 갖춘 '공룡'이 됐다.
삼성테스코는 '삼성'이라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지난해 이마트에 이어 할인점 업계 2위로 도약했다.
할인점 시장으로 힘이 옮겨 가고 있는 유통업계 현실은 롯데마트의 공격적인 행보에도 반영돼 있다.
롯데그룹은 할인점 롯데마트를 롯데쇼핑에서 사실상 독립시켜 경쟁력 제고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의 할인점 사업 부문 강화는 백화점만으로는 '부동의 1등'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은 롯데마트는 올들어 가장 공격적인 판촉으로 실지(失地) 회복에 나서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할인점과 함께 전자양판점·편의점 업체들의 성장세도 눈부시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은 특정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형 가전사 대리점들이 장악하고 있던 가전 유통시장을 치열한 경쟁 구도로 바꿔 놓았다.
하이마트는 지난 99년과 2000년에 1백30개 매장을 오픈하며 영토를 넓히기 시작, 지금은 2백50개에 달하는 전국적인 점포망을 구축했다.
요즘에는 개별 점포의 면적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전자랜드21도 최근 들어 점포를 급속히 늘려 나가는 추세다.
훼미리마트 LG25 등 편의점 업체들도 불황을 무색케 할 정도로 점포를 늘리며 신흥 파워 컴퍼니로 부상하고 있다.
편의점협회가 집계한 전국 점포 수는 6월 말 현재 6천4백63개로 올들어 7백83개나 늘어났다.
백화점에 집중돼 있던 오프라인 유통 권력이 할인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면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업체들은 정보기술(IT) 발달에 힘입어 새로운 권력을 창출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LG홈쇼핑과 CJ홈쇼핑은 케이블TV 채널을 통한 매출 확대가 한계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인터넷쇼핑몰을 미래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농수산쇼핑도 예외가 아니다.
LG홈쇼핑의 경우 인터넷쇼핑몰 LG이숍을 통한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25%에 육박할 정도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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