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씨의 대하소설 3부작 '태백산맥'(전10권) '아리랑'(전12권) '한강'(전10권) 등 전 32권이 2천쇄를 돌파했다. 방대한 분량의 창작 대하소설이 2천쇄를 찍은 것은 우리 출판업계에선 처음이다. 책별로는 '태백산맥'이 1천49쇄,'아리랑'이 6백71쇄,'한강'이 3백62쇄를 각각 기록했다. 지금까지 누적된 판매부수도 무려 1천1백50만부에 육박한다. 지난달 말까지 '태백산맥'이 5백80만부,'아리랑'이 3백70만부,'한강'이 2백만부 팔려 나갔다. 책 판매대금은 권당 8천원씩 계산할 때 9백20억원에 달한다. 출판사인 해냄 관계자는 "장대한 스케일과 생동감 있는 인물 창조,긴장감 넘치는 구성이 수년간 현장을 발로 뛴 작가의 장인정신과 어우러지면서 독자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3년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됐던 '태백산맥'은 1948년 여순사건부터 1953년 정전협정까지 한반도의 해방과 분단 공간에서 이념 대립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문단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89년 10권이 완간된 이래 90년 현역 작가와 평론가 50인이 뽑은 '한국 최고의 소설'로 선정됐다. 91년 단재문학상 수상,94년 영화 '태백산맥' 제작,97년 1백쇄 발간에 이어 2000년에는 일어판으로 완역되는 등 끊임없이 화제를 몰고 왔다. '태백산맥'의 전사(前史)에 해당하는 '아리랑'은 1904년부터 해방기까지 외세의 억압을 받던 민족의 수난을 배경으로 민초의 생명력과 투쟁사 이민사를 생생하게 다룬 작품이다. '아리랑'은 특히 지난 96년 프랑스 아르마탕 출판사와 출판계약을 맺고 98년 1부 3권이 나온 데 이어 지난 5월 전권이 완간됐다. 저자 스스로 '필생의 업'이라 표현한 '한강'은 1959년 이후 격동의 한국 현대사 30년의 역사를 거쳐온 한국인의 삶을 그려내며 민족 통일을 지향한 작품이다. 해냄측은 최근 2천쇄 돌파를 기념해 3부작을 양장본으로 별도 출간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