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운용 머니마켓펀드(MMF)에 하룻동안 1조원이 들어왔다가 그 다음날 8천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초부터 수탁고가 3조원 이상 늘어나고 월말을 전후 하루새 1조원의 거금이 들락날락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미국 푸르덴셜과의 매각조건을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투운용 수탁고는 지난달 31일 18조8천4백30억원으로 전날보다 1조3백4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날 불어난 돈은 대부분 현투운용의 MMF에 들어왔다. 그러나 이튿날인 지난 1일 같은 상품에서 8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을 맞추기 위한 콜거래도 아니고 MMF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하룻동안 머물렀던 점에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며 "현투운용이 7월 말을 기준으로 수탁고를 일정 수준 맞춰야 했던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증권업계는 하루에 1조원 가량의 MMF를 유치했다가 이튿날 대부분 환매된 점도 특기할 만하지만 7월10일부터 현투운용의 MMF 수탁고가 급증한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7월10일 이후 7월 말까지 투신권 전체의 MMF 수탁고는 7조1천8백60억원 증가했는데 현투운용에서만 3조3천1백10억원이 늘었다. 이 기간 전체 투신권의 MMF 증가분의 46%가 현투운용 한 곳에 집중됐다는 얘기다. 현투운용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수신 증대를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투운용 수탁고를 18조원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푸르덴셜에 매각을 위한 전제조건 중 하나로 알고 있다"며 "국민은행 등 자금운용 규모가 큰 금융사에 협조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도 "현투운용 수탁고 증대를 위해 감독 당국이 기관투자가 및 증권사들에 현투 상품 매입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