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하나로통신 주주총회에서 주요 주주들은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대표자들은 첫 안건으로 상정된 정관변경 문제부터 제동을 걸었다. 이날 상정된 정관변경안은 상법을 반영,조문을 정비하는 게 주요 내용이어서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삼성과 SK 측은 "유상증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권자본금 확대가 정관 변경안에 포함돼 있다"며 표결을 요구했다.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삼성과 SK는 표결을 강행,끝내 정관 변경안 전체를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하나로통신 수권 발행주식수는 현재와 같은 4억8천만주로 유지됐다. 또 표결 끝에 유상증자안이 부결됨에 따라 정홍식 ㈜LG 통신사업총괄사장의 비상임이사 선임건도 자동으로 부결됐다. 이에 앞서 LG 측은 4일 밤부터 주총 직전까지 주요 주주들과 막판 접촉을 시도하며 설득작업을 벌였다. LG는 통신사업에서 직접 경쟁을 벌여야 하는 SK텔레콤 설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삼성전자와의 접촉에 주력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매입 원가와 비슷한 가격에 하나로통신 주식을 사주지 않을 경우 LG를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 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LG는 삼성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거나 표결시 기권할 경우 유상증자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보고 주총 직전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지만 이런 기대는 어김없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하나로통신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공시했기 때문에 외자유치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지는 유상증자에 찬성하기 어려웠고 증자 참여에 따른 추가 투자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