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5일 '청주 나이트클럽 향응 파문'을 일으킨 양길승 제1부속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이날 문희상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인사위원회의 건의를 받아 양 실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문재인 민정수석은 "양 실장 향응 파문은 지난해 대선때 함께 한 동지들과 정의를 나눈 차원이나 누구보다도 처신에 조심해야 할 부속실장으로서 과다한 접대와 선물을 받고,수사대상자와 장시간 어울린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또 "1차 조사 때 접대받은 정도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몰카와 정치적 음모설로 인해 문제가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측면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자체 조사 결과,양 실장은 지난달 6월28일 이모씨가 운영하는 청주 K나이트클럽을 찾아 여자 접대부를 대동한 채 양주를 마시는 등 2백15만원 어치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양 실장은 언론에 보도되기 전 1차 조사때에는 여종업원 없이 양주만 2병을 마셔 43만원의 술값이 나왔고,오원배 민주당 충북 부지부장이 냈다고 주장했었다. 양 실장은 또 향응은 받았지만 금품이나 청탁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정조사팀은 나이트클럽 대표 이모씨가 양 실장에게 "'최근 충북도경이 우리 나이트클럽만 타깃 삼아 탈세하고 있다고 조사하는데 경쟁업소는 놔두고 우리만 죽이려고 하니 억울하다'며 하소연을 했으나 양 실장은 묵묵히 듣기만 했고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오원배 부지부장이 약수와 베개 등을 차에 선물로 실어주긴 했지만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 진 대변인은 "양 실장 사표수리는 너무나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노 대통령은 왜곡된 언론관으로 언론을 탓하며 무조건적인 측근 감싸기에 함몰돼 있었던 만큼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청와대 조사팀은 물론 술자리 동석자들이 입을 맞춰 거짓말 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청탁은 받았으나 영향력은 행사하지 않았다'며 비리의혹을 무조건 부인하는 청와대 발표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