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5일 '청주 나이트클럽 향응 파문'을 일으킨 양길승 제1부속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양 실장은 지난 6월28일 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모씨,민주당 충북도지부 오원배 부지부장 등과 술을 마셨으며 이모씨로부터 세무조사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2차 조사한 결과 양 실장은 이 나이트클럽에서 2백15만원어치의 향응을 받아 지난달 1차 조사때 진술한 43만원의 술값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조사 내용=양 실장은 6월28일 오후 서울에서 청주로 내려가 지난해 민주당 국민경선때 당시 노무현 후보를 도운 47명의 인사들과 식사를 함께 했다. 문제의 2차 술자리에서는 양 실장이 오원배 부지부장,이모씨 등 9명이 여자 접대부 3명을 대동하고 K나이트클럽에서 오후 11시까지 양주 등을 마셨다. 이 자리에서 나이트클럽 대표 이모씨는 양 실장에게 "'최근 충북도경이 우리 나이트클럽만 타깃 삼아 탈세하고 있다고 조사하는데 경쟁업소는 놔두고 우리만 죽이려고 하니 억울하다'며 하소연했으나 양 실장은 묵묵히 듣기만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재인 민정수석은 "양 실장이 검·경에 이모씨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청탁하거나 어떤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청와대 1차조사에서 술값을 줄여 43만원어치이고 오원배 민주당 충북 부지부장이 값을 치렀다고 주장했으나,재조사에서는 이모씨와 동석했던 나이트클럽 지분 소유자 한모씨가 같이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양 실장과 당시 참석자들이 입을 맞춘 것이 확인된 셈이다. 이밖에도 양 실장은 다음날 상경하면서 승용차에 국화베개,초정약수,향토쌀 등 45만원어치의 선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청와대 평가와 사표수리=문재인 민정수석은 "양 실장 향응 파문은 지난해 대선때 함께 한 동지들과 정의를 나눈 차원이나,누구보다도 처신에 조심해야 할 부속실장으로서 과다한 접대와 선물을 받고 수사대상자와 장시간 어울린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말했다. 또 "1차 조사때 접대받은 정도를 정확히 밝히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 실장 개인적으로는 억울한 점도 있을것"이라고 동정했다. 청와대는 5일 오후 인사위를 열어 노 대통령에게 사표수리를 건의했고 노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은 밝혔다. 노대통령은 "성실한 사람인데 안타깝다. 대선때 고생도 많이 했는데…"라며 '인간적인 고뇌'를 보였다고 문 수석은 소개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