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측이 핵심 쟁점인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제 근무'와 '노조의 경영참여'를 수용해재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측은 "이미 시행중인 주42시간 근무체제에서 주40시간으로 두시간 단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각처럼 큰 타격은 없고 노조의 경영참여도 사실상 경영개입이 아닌 고용보장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재계는 너무 확대해석하지 말라"고 밝혔다. 한달 이상 계속된 노조 파업으로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으면서까지 노조의 핵심 요구안에 대해 수용불가 방침을 고수하던 회사측이 입장을 바꾼 것은 노조의 힘의 논리에 백기를 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가 노조의 핵심 요구사안을 대부분 들어줌으로써 다른 사업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주5일제 도입 파장 =당초 '생산성 5% 향상'을 전제조건으로 '기득권 저하 없는 주5일제'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던 회사측은 이날 협상에서 '생산성 향상에 노력한다'는 선언적 단서만을 붙여 주5일제를 수용하기로 양보, 노사간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시행 시기는 국회 입법화에 관계없이 오는 9월1일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노동계가 요구해온 '기득권 저하 없는 주5일근무제'를 사실상 모두 수용함으로써 산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 국회 환노위에서 재개될 노ㆍ사ㆍ정의 주5일근무제 논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노조의 경영참여 일부 수용 =노조의 경영참여 요구에 대해선 2001년 단체협상안과 큰 차이가 없다. 단지 노조는 고용보장이라는 실리를 챙겼다. 노사는 이날 △신차종과 공장이전 등에 대해 90일 전 조합에 통보하고 △해외 현지공장 설립이나 이전시 노사가 공동심의 결정하며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을 임의로 하지 못한다는데 합의했다. 노조가 최대 쟁점으로 내건 △노조대표 이사회 참여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생산통제권 확보 등 사실상의 경영참여 문구는 이번 합의안에서 빠졌다. 노조는 노조의 실질적인 경영참여는 얻어내지 못했지만 해외공장 신설 붐에 따른 고용불안을 근원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실리를 챙긴 것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국내 공장의 생산물량을 2003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에 따른 제반시설과 연구시설을 유지 보장하는 한편 △수요 부족과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생산공장을 노사공동위원회의 심의 의결 없이 축소 및 폐쇄하지 않으며 △정규 인력은 58세까지 정년을 보장해 주기로 했다. ◆ 임금부문 협상안 =지난 4일 임금 9만7천원 인상과 성과급 2백%, 생산성향상 격려금 1백% +80만원을 제시했던 회사측은 이날 △임금 9만8천원(기본급 대비 8.6%) △성과급 2백% △생산성향상 격려금 1백%+1백만원으로 수정안을 제시, 협상점을 찾아냈다. 비정규직 노조 문제는 막판에 노조가 회사측에 일임키로 한 방침을 바꿔 임금 7만3천원 인상, 성과급 2백%, 생산성향상 격려금 1백%+현금 50만원 지급 등을 합의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