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상점에는 한국산 컬러TV가 빼곡히 진열돼 있고,신문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인터넷카페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13일자가 묘사하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풍경이다. 미군에 대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서도 바그다드에서는 미디어 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 이후 혼란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뉴스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면서 언론에 대한 통제가 급격히 풀린 것도 미디어산업의 호황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 한 가게에서는 지난 2주 만에 3천여개의 위성방송 수신장비가 팔려나갔다. 이 지역에서 발행되는 신문의 종류만도 1백여종에 이르며,일간 신문의 경우 점심 때를 조금 넘긴 시간이면 구하기가 힘들 정도라고 한다. 또 인터넷을 이용,해외 뉴스사이트에 접속하는 네티즌들이 급증하면서 시내 곳곳에서는 인터넷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반미 성향의 아랍계 알자지라 방송에서부터 미 군정당국이 운영하는 이라크미디어네트워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매체들이 범람,자칫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디어 산업의 발달은 장기적으로 이라크 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게 뉴욕타임스의 지적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