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데이콤 "두루넷을 잡아라"..LG, 하나로 인수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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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의 하나로통신 인수가 좌절됨에 따라 두루넷 입찰을 놓고 데이콤과 하나로통신간 일대 접전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LG는 하나로통신을 인수한 뒤 데이콤 파워콤 등 계열 통신회사와 합병을 추진키로 했으나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감에 따라 통신사업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은 25일로 예정된 두루넷 입찰을 앞두고 독자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마련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루넷 인수전 가열
당초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은 지난달 두루넷 인수 의향서를 각각 별도로 제출했지만 하나로통신이 LG 계열사로 편입될 경우 협의를 거쳐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하나로통신 유상증자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되면서 LG그룹의 하나로 인수는 상당기간 어렵게 됐다.
또 삼성 LG SK그룹 등 주요 주주들간 견제가 강화되고 있어 하나로통신은 독립경영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데이콤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은 "광동축혼합망(HFC)이 차세대 네트워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로통신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HFC망을 갖고 있는 두루넷 인수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이 두루넷을 인수하면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이 38.3%로 높아져 KT(시장점유율 48.6%)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주주들과 협의해 주금납입을 해야 하는 10월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결합한 형태로 인수대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6월말 현재 18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데이콤도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초고속인터넷 사업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다.
데이콤 관계자는 "최근 2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데다 파워콤 인수대금의 절반은 내년말까지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자금난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루넷 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두루넷 인수 의향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여론 동향을 지켜보면서 막판에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목받는 LG전략
그룹 통신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하나로통신 인수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여전히 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LG의 하나로통신 인수를 강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적절한 타협안을 마련하는 형태로 장기전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유상증자와 외자유치를 동시에 추진하는 안을 마련,주요 주주들과 타협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