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일에 쫓기느라 야근을 밥먹듯 했죠." 지난달말부터 분양에 들어간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 내 아파트공급업체들의 협의체 간사를 맡은 한라건설 조재희 차장(39). 지난달 25일 분당 오리역 인근에 견본주택을 개장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눈가에 물기가 서린 것을 느꼈다. 가족에게 소홀했던 시간과 그동안 공들였던 노력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기 때문이다. 2001년 죽전지구 분양에 깊이 관여했던 조 차장은 지난해 6월부터 동시분양 참여업체들과 토지공사의 간곡한 부탁으로 간사를 맡았다. 11개 업체가 19개 블록에서 9천여가구의 대단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여서 닥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었다. "건설사들의 이해를 조율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도로문제 개설 등으로 인한 용인시와 토지공사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은 더욱 힘들었다"고 토로한다. 주말에 쉬는 것은 생각도 못했고 공식회의만도 1백회를 넘겼다. 아침 저녁으로 용인시를 들락거렸지만 당초 분양일정에서 10개월 정도가 늦어진 지난달에서야 공급이 이뤄졌다. 조 차장은 "분양이 열달이나 연기됐지만 업체들은 오히려 고마워한다"며 "간사가 아니면 올 연말분양이 힘들었을 것이란 위로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어렵게 분양에 돌입했는데 일부 업체들이 자기 목소리만 내세울 때 아쉬웠다는 조 차장은 오는 18일부터의 계약이 좋은 성적을 내야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