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를 보는 시장의 눈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임단협 결과에 대한 평가가 비판적인 쪽으로 쏠리고 있다.


파업이 풀렸다는 것은 단기호재에 지나지 않았다.


노사간에 합의서를 교환한 이후 이 회사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주가하락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한다.


첫째 '도요타 모델'이 아닌 'GM 모델'로 전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도요타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다시 일어선 기업이고,GM은 노조 입김이 거세지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던 회사다.


다른 하나는 주주는 홀대하고 종업원만 우대하는 경영행태를 보여줬다는 점.현대차 배당성향은 해마다 감소하는 반면 종업원 임금은 매년 오르고 있다.


주주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협상타결 직후 노사간 극한 대치에서 벗어났다는 데 초점을 맞췄던 증권사들의 분석도 달라졌다.


삼성증권은 7일 단기적으로는 호재이나 앞으로 경영진이 강성노조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증권은 해외공장 건설이나 생산라인 조정시 노조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목했다.


세종증권 용대인 연구원은 "세계 자동차 메이커가 5~6개 정도 살아남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현대차의 미래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경영간섭으로 경쟁력을 상실했던 GM의 전철을 현대차가 밟지 말란 보장이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주주중시 경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차의 이익규모는 매년 증가했지만 배당액은 제자리걸음을 거듭했다.


배당성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배당성향은 회사의 이익금에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돈의 비율을 말한다.


현대차의 작년 배당성향은 16%대로 4년 전에 비해 절반규모로 낮아졌다.


반면 종업원 임금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물론 이번 합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노조의 경영참여가 제한적인데다 노사관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시각이 많다.


높은 임금은 차값 인상으로 이어지고,또 부품업체의 납품가격 하락으로 연결돼 결과적으로 소비자와 부품업체 모두에게 좋지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노사합의에 대해 여러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주가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시장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다"며 "현대차는 주주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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