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사장 김순무)는 지난 71년 창립 이래 32년째 '발효유 업계의 지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발효유 부문에서만 2천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전체 매출액 5천30억원의 41.4%를 차지하는 규모다. 한국야쿠르트의 경쟁력 원천은 크게 두 가지다.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능력이 총화를 이룬 우수한 제품력과 1만2천명의 '야쿠르트 아줌마'를 활용한 독창적인 영업력이 그것이다. 현재 한국야쿠르트의 대표상품은 2000년 9월 출시한 위 건강 발효유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다. 발효유에 대한 기존 관념은 장 기능을 활성화하는 건강음료라는 것. 그러나 윌은 이 같은 통념을 깨고 장뿐만 아니라 위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기능성 음료라는 제품 컨셉트에 힘입어 대박을 터뜨렸다. 출시 한 달 만에 하루 30만개씩 팔려 나간 데 이어 최근에는 일 판매량이 63만개에 이르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1억1천만개,매출액은 7백50억원이다. 회사 발효유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하는 효자 상품이다. 윌의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한국야쿠르트의 경쟁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헬리코박터균은 82년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한국야쿠르트 연구진과 마케터들은 '헬리코박터균을 억제하는 발효유'라는 컨셉트로 위 건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올해로 설립 28년 역사를 지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임상실험을 통해 윌이 헬리코박터균을 억제시키고 위질환 예방에 효능이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마케팅 부서도 식품으로는 드물게 출시 이전부터 제품개발에 대한 광고와 홍보활동을 전개했다.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도 강화시켜 나갔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 거미줄처럼 형성돼 있는 1만2천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 군단이 고객들에게 직접 윌의 효능을 강조하는 등 3박자가 고루 맞아 떨어졌다. 윌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이 65ml짜리 '야쿠르트'다. 지금도 하루 2백50만개 이상 판매되며 한국민의 대표적인 건강음료로 자리잡고 있다. 이와 함께 '메치니코프' '에이스' 등 연간 1천억원대 이상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효자 상품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점이 한국야쿠르트의 시장 파워를 뒷받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