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편의. 21세기 먹거리 산업의 화두다. 식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몸에 좋은', '삶을 편하게 해주는'이라는 두 수식어로 압축된다. 물론 맛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최근 선보인 제품들에는 한결같이 '프리미엄' '기능성' '업그레이드' 등의 꼬리표가 붙어 있다. 1백% 천연 원료,면역강화, 신체 발육 및 두뇌 발달, 저지방 등을 내세우지 않고서는 신제품이라고 명함조차 내밀 수 없을 정도다. 음료의 경우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풀라벨 용기라든지, 검은콩 우유 등으로 건강을 강조한다. CJ의 지방 억제 음료 '팻 다운', 롯데칠성의 냉장주스 '콜드', 한국야쿠르트의 성인병 예방 음료 '무하유' 등은 프리미엄 기능성 음료의 대명사 격이다. 롯데제과 CJ 대상 풀무원 등 간판급 식품회사들은 앞으로 식품산업의 최대 승부처가 건강식품이 될 것으로 보고 제품개발ㆍ마케팅 역량을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주5일 근무제 확산 등 생활 패턴의 변화는 식품업계에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편의성이 그것이다. 보관하기 편하고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으면서 제 맛을 내는 즉석식품이 쏟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CJ의 '햇반'에 이어 농심이 '햅쌀밥'을 내놓으면서 즉석밥 시장은 지난해 8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1천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레토르트 식품의 종류도 전에는 자장면 카레 정도에 그쳤으나 요즘은 국 찌개 덮밥류 등으로 다양해졌다.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매일유업의 '까페라떼' 등 테이크아웃형 커피음료도 편의성을 강조한 제품들이다. 냉동식품 육가공제품 면류 등에서도 건강과 편의성을 동시에 지향하는 제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에 가장 적절하게 대응하는 기업이 앞으로 식품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한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