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7월말까지 95척,48억2천4백만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82척,51억4천2백만달러어치를 무난히 수주해 2000년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업황과 수주내용도 좋다. 올해 선가가 지난해보다 평균 10% 이상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최고 조선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기술개발 부문에 역량을 쏟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 3개 연구소에 포진한 5백여명의 연구인력과 1천3백여명의 세계 최대 설계인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위한 견인차다. 불요불급한 시설투자를 줄이면서도 내실을 더욱 탄탄히 다지기 위한 기술개발 투자는 과감할 정도다. 장기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고 기술우위를 통한 경쟁력 제고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9백80억원이었던 기술투자규모를 올해 20.3% 증가한 1천1백79억원으로 설정한 게 좋은 예다. 현대중공업은 또 EU(유럽연합)와 일본의 견제,중국의 급성장 등 급변하는 세계 조선환경에서 선두자리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2010년까지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해 추진중이다. 1단계인 지난해부터 오는 2004년까지는 탱커와 컨테이너선 등 일반상선에 대한 경쟁력을 최대한 키우고 동시에 LNG선,RO-PAX(화물 승객 겸용 운반선),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선),잠수함 등 특수선박에 대한 설계 및 시공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다. 2007년까지 이어지는 2단계에서는 통합설계 생산시스템을 구축,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LNG-레내,FSRU(해상 LNG터미널),이지스함에 대한 설계 및 시공능력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2010년까지 3단계 과정에서는 신개념 첨단선박을 개발하고 크루즈선(초호화 여객선)의 설계·시공능력도 확보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