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곧 허용할 것 같다. 여행경비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고, 번거로운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에서 한국인 관광객의 중국행이 더욱 수월해지게 됐다. 중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여행 목적지. 2001년 일본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사실 한국과도 연이 깊은 역사와 문화에, 독특한 자연까지 겸비한 관광지로 중국만한 데를 꼽기 힘들다. 최근 들어 중국의 무진장한 관광지 중에서도 후난성의 장자제(張家界)가 급부상하고 있다. 장자제는 장씨의 마을이라는 의미. 한 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평정한 책사 장량(張良)이 터를 잡은 곳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동양의 이상향을 압축해 표현해 놓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와도 관계가 있는 지역으로,잘 그린 산수화를 무한히 확대해 놓은 것 같은 풍광이 자랑이다. 장자제 관광은 이 일대 무릉원관광구의 핵심인 장자제삼림공원에서 출발한다. 공원 입구 실제와 꼭 빼닮은 부부암의 마중을 반기며, 케이블카를 타고 황석채 정상에 오른다. 케이블카는 정으로 쪼아 만든 4천여개의 계단 길을 대신해 발품을 아끼게 해준다. 평균 1천80m 높이에서 내려다 보는 맛이 그만이다. '산수화의 원본'이라는 말이 꼭 들어 맞는데, 산수화를 볼 때의 푸근하고 조용한 느낌과는 달리 가슴이 확 트이는 장쾌함을 느낄 수 있다. 구이린(桂林)을 다소곳한 여성에 비유한다면, 장자제는 근육질의 남성이다. '황석채에 오르지 않았다면 장자제에 왔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는 얘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신선이 있다면 바로 황석채에 살지 않았을까? 과연 장량의 스승 황석도인이 도를 닦던 곳이라고 한다. 장자제삼림공원 동부의 금편계곡은 신선계곡으로도 불리는 곳. 황석채가 발 아래로 내려다 보는 비경을 선사한다면, 금편계곡은 고개를 치켜들어 쳐다보는 풍경을 가슴 가득 안겨준다. 7km 가량의 계곡길 양편으로 깎아지른 멋진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산수화 속을 거니는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관광객에게 개방된지 1년 된 장자제삼림공원 북쪽 위안자제(袁家界)도 주목되는 곳.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관광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다. 천하제일교가 이 일대 명승중 으뜸. 20m쯤 떨어져 홀쭉하게 뻗은 3백m 높이의 두 바위 꼭대기가 일부러 다리를 놓은 듯 연결돼 있다. 그 중간에 서면 구름 위를 날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위안자제 위쪽의 천자산은 황석채와는 다른 느낌의 산세를 펼쳐 보인다. 케이블카를 타고 5분 정도 오르면 정상. 고대 중국 황제들이 쓰던 붓을 꽂아 놓은 곳이라는 전설의 어필봉이 신기하다. 길게 솟은 바우봉우리 무리 꼭대기에 자란 소나무들이 마치 굵은 붓을 거꾸로 세워놓은 것 같다. 바위 숲이 바다를 이루었다는 서해는 황제를 호위하는 천군만마의 기세다. 선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세상에 꽃을 뿌리는 형상의 선녀헌화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삭계욕 역시 남성미 가득하다. 십리화랑은 길이가 10리에 달하는 거대한 협곡. 협곡 양편의 무성한 수풀과 약초 캐는 노인, 한가족 바위, 자매바위 등 다양한 형상의 바위무리가 10리 화폭에 거침없이 그린 산수화를 방불케 한다.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어 바쁜 여행자들의 발길을 돕는다. 아래 쪽에 댐을 세운 뒤로 물줄기가 사라졌다고 한다. 해발 4백30m 높이의 산정호수인 보봉호는 이 지역 수경(水景)중의 으뜸. 유람선도 운항한다. 납촉봉, 신유봉 등을 거쳐 길게 뻗은 이 산정호수에서의 뱃놀이가 산속 여행길에서 맛볼수 없는 운치를 더해준다. 황룡동굴도 빼놓을수 없다. 1983년 한 촌로의 눈에 띈 이 황룡동굴은 후난성 북서부 지역에서 제일 큰 종유동. 4개 층의 동굴은 폭포와 호수, 석순, 석주, 석화 등이 어울려 '중화 최대의 아름다운 저택'으로 불릴 정도로 멋진 종유동의 미학을 뽐낸다. 특히 20m 높이의 석순 정해신침은 부러질 것에 대비해 보험을 든 석순으로 유명하다. 보트를 타고 10분 정도 다니며 발길이 닿지 않는 동굴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맛도 색다르다. ----------------------------------------------------------------- < 여행수첩 > 장자제는 후난성의 성도인 창사(長沙)에서 북서쪽으로 4백km 떨어진 곳에 있다. 1992년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무릉원관광구가 있다. 그냥 장자제라고 하면 통하는 무릉원관광구는 중국의 첫 국가삼림공원인 장자제국가삼림공원, 천자산자연보호구, 삭계욕자연보호구 등 세 부분으로 돼 있다. 장자제국가삼림공원은 총면적 3백69㎢로 한국의 설악산국립공원과 크기가 비슷하다. 중국내 주요 도시에서 장자제까지 국내선 항공기가 다닌다. 철도망도 잘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요즘 환율은 1위안에 1백50원 안쪽. 4~11월이 여행 적기인데 그 중에서도 가을이 제일 좋다. 우림여행사(02-771-8366), 팬더투어(02-7777-230)는 10월20일까지 장자제 전세기 상품을 판매한다. 후난성의 성도인 장사에서 입국 수속을 한 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장자제로 향한다. 매주 수ㆍ일요일 출발한다. 4일 상품은 49만9천원, 5일 상품은 69만9천원. 자유여행사는 우한을 거쳐 장자제로 들어가는 5일 상품을 내놓았다. 매주 수요일 출발. 84만9천원. KRT(02-771-3838)는 매주 월ㆍ목요일 출발하는 5일 상품(79만9천원), 참좋은여행사(02-596-1881)는 각각 시안, 충칭, 청두를 경유하는 5일 상품(69만9천~79만9천원),인터파크여행(02-755-4200)은 난징 경유 4일(62만9천원), 베이징 경유 5일(74만9천원) 상품을 판매중이다. 중국 국가여유국 서울지국 (02)773-0393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