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사상 최대 규모의 인터넷 펀드가 결성됐다. 명필름은 지난 8일 오전 10시 선착순으로 공모한 영화 '바람난 가족'의 3차 인터넷 펀드 마감 결과 불과 3분 만에 10억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 7월25일과 지난 5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억원씩을 모금해 모두 20억원의 자금이 마련됐다. 명필름측은 '바람난 가족' 제작에 18억5천만원을 투자했는데 공모로 거둬들인 펀드 규모가 순제작비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네티즌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영화는 '두사부일체'의 7억원이었다. '바람난 가족'의 펀드가 성공적으로 결성됨에 따라 인터넷 펀드가 영화 파이낸싱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 펀드에 투자자들이 모여든 것은 완성된 영화를 공개한 뒤 흥행수익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출품돼 작품성도 인정받고 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인터넷 펀드 공모는 영화 관객이 네티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마케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투자자의 리스크를 감소시킨다는 점에서도 인터넷 펀딩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