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복지비용 '세대간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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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복지축소 문제를 놓고 '세대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노인층에 대한 과도한 복지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젊은층과 지출삭감에 결사 반대하는 노인층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분쟁의 불씨는 야당인 청년연합의 당수 필립 미스펠더가 제공했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85세 노인의 고관절 대체 비용을 사회의 다른 계층이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옛날 사람들은 관절이 불편하면 목발을 사용했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나아가 "의치도 조만간 사회복지비용으로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사치스러운 것으로 판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즉각 노인층의 엄청난 저항을 몰고 왔다.
독일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빌트지는 연금 수령자의 분노를 한 면 전체를 할애해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69세의 한 노인은 "의치가 없으면 나는 덜그럭거리는 하찮은 물건이 돼버린다"며 울분을 토했다.
기독교민주연합(CDU)의 노인연합 의장 오토불프(70)도 "미스펠더가 나의 손자라면 엉덩이를 때려줬을 것"이라며 격한 심정을 표현했다.
노인층의 반발이 예상외로 거세자 미스펠더는 "세대간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정부 관리들과 산업계 지도자들은 미스펠더의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총선 도중 가족장관 후보에 올랐던 카더리나 라이헤는 "40∼60대는 현재의 과도한 사회복지가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