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가 남긴 위대한 유산인 '다비드' 조각상의 복원작업을 놓고 세계 미술계가 논쟁에 휩싸여 있다. 다비드상은 미켈란젤로가 1501년부터 4년에 걸쳐 제작한 것으로 연간 1백만명 이상이 다비드상을 관람하기 위해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피렌체 아카데미아'를 방문하고 있다. 아카데미아측은 조각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복원 방법으로 증류수를 사용키로 최근 결정했다. 복원작업은 오는 9월 시작돼 다비드상 탄생 5백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러자 세계 각국의 복원 전문가 39명은 "증류수를 사용할 경우 작품이 크게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아카데미아측이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복원작업을 맡고 있는 복원 전문가 아그네스 파론치는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사임한 후 "작품을 손상시키지 않고 복원하는 유일한 방법은 머리빗을 이용하는 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비드상은 1843년 염산 50%를 첨가한 세척물로 표면을 '클리닝(cleaning)'했으나 이로 인해 장식적인 색깔이 사라지는 부작용을 초래했었다. 김주삼 삼성문화재단 수석연구원은 "증류수도 약품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작품 표면이 치명적으로 훼손될 수도 있다"며 "최근 들어서는 원작품에 가능한 한 손대지 않고 최소한의 이물질만 제거하는 복원방법이 선호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