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대목도 "걱정되네"‥유통업체, 휴가철 재미못봤는데 추석이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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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추석(9월11일)이 유난히 빠르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불황의 골이 깊은 판에 추석까지 빨리 닥쳐 자칫 대목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추석으로 장사를 망쳤던 2000년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태풍이라도 몰려오는 날엔 추석 장사는 끝이다.
업계는 추석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 이상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일선물 구경하기 힘들 듯
이번 추석엔 선물 경기가 품목에 따라 엇갈릴 전망이다.
과일 정육 등 계절 선물 전망은 어둡다.
반면 생활용품 가공식품 양주 등의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은 편이다.
올해는 햇과일을 차례상에 올리기 어렵다.
밭에서 재배한 배는 아직 맛이 들지 않았다.
한창 햇빛을 받아야 할 때 비가 많이 내려 별로 달지도 않다.
하우스 배가 나오긴 하나 물량이 적다.
홍옥이나 후지 햇사과는 구경하기 어렵다.
조생종인 아오리뿐이다.
따라서 작년 가을에 수확한 저장 과일이 비싸게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과일 바이어들은 올 추석엔 물량이 달려 전반적으로 과일값이 예년에 비해 10% 이상 비쌀 것으로 보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로 인기 있는 자연송이도 물량이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에 나오더라도 품질이 예년만 못할 것이라고 백화점 바이어들은 말한다.
정육 등 냉장·냉동 선물세트 역시 더운 날씨로 인해 배달이 쉽지 않아 인기를 끌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멸치 와인 양주 가공식품 생활용품이나 상품권 등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선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와 고가로 선물 양극화
유통업계 상품기획 담당자들은 추석 선물이 저가와 고가 세트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황으로 중산층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데다 여름 휴가철이 끝난 직후라 '실탄'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
이에 따라 1만원대와 2만원대를 중심으로 최고 5만원 이하의 저가 및 실속형 선물세트가 집중적으로 나올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만∼5만원대였던 저가 선물세트의 가격대를 2만∼4만원으로 낮췄다.
롯데는 이 가격대의 선물세트 종류를 지난해보다 1백여개 늘린 4백60여개로 확대했다.
지난해 3만원 이하 선물을 거의 내놓지 않았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세제세트 수입품세트 등 3만원대 이하 선물을 1백여개나 준비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60%선이던 3만원 이하 저가 세트 비중을 올해는 7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백화점들은 고정적인 고급 선물 수요를 겨냥해 30만원대 이상의 명품세트도 동시에 늘릴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고급 명품 선물세트를 지난해 32개 품목에서 올해는 53개 품목으로 늘릴 예정이다.
◆업계의 발빠른 대응
TV홈쇼핑 업체들은 이번주부터 일제히 한가위 특집방송에 들어간다.
휴가철이 채 끝나기 전이어서 분위기 잡기가 쉽지 않지만 일단 특집방송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농수산홈쇼핑은 지난주부터 '한가위 영상편지 이벤트'를 시작했다.
고향 부모에게 TV로 추석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다.
LG홈쇼핑은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한가위 큰잔치'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제수용품 선물용품과 아이디어 주방용품 등을 집중 편성해 명절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홈쇼핑도 조기 김치 명절음식 준비재료 등을 비롯해 주부들의 명절 일손을 덜어주는 제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식품업체들은 11일부터 앞다퉈 추석 선물 상담실을 운영하고 선물세트 영업에 돌입한다.
이들은 추석 한 달 전부터 뛰어야 매출을 지난해 수준에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J 동원F&B 오뚜기 대상 등이 대표적이다.
CJ는 1백여종 선물세트 가운데 1만원대 이하에 22종,2만원대 이하에 60여종을 집중시켰다.
초저가 상품군이다.
대상은 2만∼4만원을 가격 상·하한폭으로 잡았다.
제화업계는 상품권 판매에 사활을 걸었다.
때마침 가을상품이 출시돼 상품권에 매기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들은 오는 20일 전후에 대대적인 추석 판촉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이르면 18일부터 상품권 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할인점으로는 처음 추석 특수를 겨냥해 TV광고를 내보기로 했다.
생활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