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컴퍼니-(4) IT] 통신 三國志…끝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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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기업들의 통신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통신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 1990년 3조7천억원에 불과했으나 작년 33조4천억원으로 급팽창했다.
특히 앞으로 3∼4년 내 새로운 융합 서비스가 출현할 예정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유선통신 시장의 절대 강자인 KT와 무선을 장악한 SK텔레콤이 경쟁의 주역이다.
여기에 LG그룹은 데이콤 파워콤 LG텔레콤 등 후발업체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통신 3강 진입을 노리고 있다.
최근 하나로통신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갈등은 통신시장의 무한경쟁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LG그룹은 하나로통신을 아예 계열사로 편입, 데이콤 파워콤 등과 합병한 뒤 유무선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하나로 묶은 결합상품을 싼 값에 팔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SK텔레콤 입장에선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LG의 유무선 결합 서비스가 SK텔레콤의 시장을 잠식할 수 있는데다 정부까지 LG를 지원하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은 주주총회때 삼성전자와 힘을 합쳐 유상증자 실권주를 전량 인수, 하나로통신을 장악하려던 LG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LG는 이 계획이 좌절됐지만 장기적으로 하나로통신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초고속인터넷 시장점유율 11.6%인 두루넷을 인수해 데이콤 파워콤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 계획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하나로통신이 두루넷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에 한 차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 시장을 놓고 KT와 SK텔레콤 간 한판 승부도 벌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위성을 활용, 휴대폰으로 다양한 방송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을 내년 5월 상용화한다.
KT도 주파수를 확보해놓고 독자적 DMB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이 분야의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는 2.3GHz 대역에서의 휴대인터넷 사업이다.
휴대인터넷이란 무선랜보다 훨씬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어 이동 중에 얼마든지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유무선의 경계를 허물어버리는 통합형 서비스로 한때 세상사람의 관심을 모았던 IMT-2000보다 훨씬 강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하나로통신은 기간망을 갖고 있는 유선 서비스 업체에 사업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SK텔레콤은 유선업자가 사실상 무선에 진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발끈하고 있다.
단순히 통신업체들 사이에서만 경쟁구도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유선과 무선, 금융과 통신, 방송과 통신, 유통과 통신이 융합되기 때문에 전통 기업체들도 언제 통신사와 경쟁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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