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세계 열대 우림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아마존, 세계 생산량 1∼3위권을 다투는 커피 철광석 콩 설탕 옥수수, 1억7천만명의 인구, 항공기 생산량 세계 6위.' '부채:외채 2천1백억달러, 누적 재정적자 2백40억달러.' 지난 1월1일 대통령궁에 입성한 룰라의 집무실 책상에는 이같은 '대차대조표'가 놓여 있었다. 올해 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백44억달러를 빌려야 한다는 보고서와 함께.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도 늘상 나라살림은 빚으로 얼룩졌다. 브라질 경제는 고도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발전모델을 요구하고 있었다. 룰라 정부의 국정 운영 제 1 원칙이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정해진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면 좌파 우파를 가리지 않고 등용됐으며, 주요 정책은 더 이상 이념적 지표를 서성거리지 않았다. 신자유주의든, 사회주의 경제 시스템이든 실질적인 효과가 중요했다. 노조위원장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룰라의 달라진 면모가 공식 확인된 것은 지난 4월7일. 취임 1백일을 사흘 앞두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 "야당이나 재야에 있을 때는 보란 듯이 뻐기고 다닐 수 있었다. 책임이 없었으니까. 그러나 지금 우리는 권력을 잡았다. 이제는 책임있게 행동해야 한다. 나는 4년 임기 동안 모든 것을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미래를 위한 기초를 닦아나갈 것이다." 브라질리아=조일훈ㆍ강은구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