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배당 소득세 감면정책으로 최고경영자(CEO)들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세금감면 조치가 부자들의 배만 불리는 셈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배당 소득세율이 38.6%에서 15.0%로 절반 이상 줄어든 데다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주식을 대거 보유 중인 CEO들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올해 사상 최초로 배당금 지급을 결정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세후 배당소득으로 8천30만달러를 챙기게 됐다. 종전 세율에 따른 배당금보다 2천2백29만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이 회사의 스티븐 발머 CEO도 3천2백3만달러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최근 배당금을 2배 가까이 올린 씨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도 올해 배당금으로 2천6백66만달러를 챙기게 돼 세율조정 전에 비해 1천6백75만달러의 추가 수입을 보장받게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 5월 세율 인하조치가 실시된 후 지금까지 미국 내 1천1백1개 기업이 배당금 지급을 결정하거나 기존 배당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어반브루킹스 조세정책센터는 배당금 수입이 있는 사람들 중 56.4%는 연간 수입이 10만달러 이상인 부유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배당 소득세 감면 혜택 중 29.1%는 상위 1%의 고액납세자에 집중되며,61.6%는 상위 10%에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