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이자가 세후(稅後)기준 연 3%선으로 떨어진 요즘,일선 프라이빗뱅커(PB)들은 "적지만 안정되게 수익을 올리라"는 충고를 많이 한다. 로또복권에 당첨돼 하루아침에 수백억원대의 부자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예금 이자보다 '적당히' 높은 수준에서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게 요즘 재테크의 핵심이라는 얘기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크게 손해보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돈을 굴리는게 중요한 PB고객들은 말할 것도 없고 PB고객을 꿈꾸는 소액 투자자들도 '종잣돈' 마련 차원에서 연 7∼8% 수준의 수익을 올릴 만한 임대상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경매는 상가와 빌딩 등 덩어리가 큰 수익형 부동산을 비교적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다. 아파트나 땅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부동산상품에 비해 시가보다 훨씬 낮은 값에 낙찰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투자자들이 막연하게 갖고 있는 경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한다. '주인이 부도를 낸 점포이니 분명히 하자가 있겠지''빌딩이나 상가는 아파트보다 권리관계가 복잡할거야'라는 식의 생각들이 경매로 임대형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법원 경매물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별다른 하자를 찾아볼 수 없는 알짜들이 많다. 수년 전 법원감정가가 4억1천만원대로 감정된 강남대로 주변 빌딩 소재 점포를 2억7천만원선에 낙찰받은 A씨가 대표적이다. A씨는 이 점포를 월 8백만원대의 순수익을 올리는 일식집으로 변신시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월 8백만원이라면 현금 18억원을 은행에 넣고 매달 받는 이자와 같은 금액이다. 이 점포가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값에 A씨의 손에 넘어간 것은 '빌딩 지하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다른 부동산 투자도 마찬가지지만 경매만큼 관심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재테크도 없을 듯하다.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노력여하에 따라 한번 터지면 크게 터지기도 한다. 경매가 장래의 PB고객을 꿈꾸는 소액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