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설비투자가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이겠지만 이 과정에서 노사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국책 및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정부가 투자세액공제 확대와 가속상각제 등 투자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노사문제가 안정돼야 설비투자가 본격화할 것 같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은행장들도 "노사문제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며 "해외 투자를 하겠다는 회사는 있어도 국내 투자를 늘리겠다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박 총재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이 늘지 않는 가운데 시중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쪽으로만 쏠리고 있다"며 "한은이 지방 중소기업과 수출업체에 대한 총액한도대출 배정을 늘린 만큼 이들 업체가 설비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은행들이 자금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들어 세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장기 금리가 오르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내수 부진으로 인해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은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