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지난 7월 체감경기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8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의 주가 상승과 대내외 여건 개선에도 불구,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7월 소비자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전과 현재의 경기, 생활형편 등을 비교하는 소비자평가지수는 62.1로 전달보다 0.6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평가지수는 작년 9월 기준선인 100 밑으로 떨어진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이라크 전쟁 종결 이후의 세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소비자평가지수가 반짝 회복되기도 했으나 6월부터 다시 급락하고 있다. 소비자평가지수가 100 이하면 현재의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6개월 뒤의 경기와 생활형편 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도 2개월 연속 하락, 7월 지수가 90.8로 전달(91.7)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됐던 지난 3월(90.4)을 제외하면 2001년 1월(8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기대지수를 구성하는 항목들 중에서는 △경기 △소비지출 △내구소비재 구매 등이 하락했다. 반면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감은 전달(95.7)보다 0.9포인트 올랐다. 소득계층별로는 월 2백50만원 이상 버는 고소득 계층의 소비자기대지수가 7월 들어 개선된 반면 2백50만원 미만 소득계층은 계속 나빠져 '경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50대의 소비자기대지수가 88.4로 가장 낮았다. 20대는 99.6, 30대는 92.4로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연령이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