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서지원 씨(35)는 얼마전까지만해도 고민에 빠졌었다. 청약통장을 이용해 신규 아파트의 분양신청을 냈다가 32평형짜리 아파트에 덜컥 당첨된 것.서 씨는 이 아파트를 분양받고 싶지만 모자라는 돈 1억원 때문에 걱정이다. 3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자니 매달 50여만원씩 내야 하는 이자에다 3년 후 갚아야 할 원금을 생각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서 씨는 은행을 찾아 대출상담을 하던 중 장기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 시름 덜었다. 장기 주택담보대출은 원리금을 수십 년간 나눠 갚을 수 있어 부담이 덜한데다 매년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시장 금리가 갈수록 떨어지면서 변동금리부 장기 주택담보대출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장점인 원리금의 장기(10∼35년) 분할 상환이 가능한데다 변동금리여서 최근 적용금리가 연 5%대 중반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매년 납부한 이자의 6백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0년짜리 장기대출도 연 5%대=변동금리부 장기 주택담보대출은 장기운용에 따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에 연동돼 대출금리가 비교적 낮은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일부 시중은행이 취급해온 장기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리가 높아 고객들로부터 외면당했다. 10∼35년간 대출받으면서 매달 원리금을 균등 분할상환하면 되기 때문에 상환부담이 작다. 3년 이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담보인정비율도 60%까지 적용된다. 담보인정비율 60%란 1억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6천만원(소액임차보증금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까지 담보가치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보통 3년짜리 담보대출을 받으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담보인정비율 한도가 50%다.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경우 최고 6백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소유권 이전일로부터 3개월 이내 신청해야 한다. 은행에 납부한 이자가 6백만원이라면 본인의 급여 정도에 따라 연 60만∼2백38만원에 이르는 세금을 돌려 받는다. 대개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중도상환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은행별 상품 꼼꼼히 비교해야=은행마다 대출상품의 특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잘 비교해보고 선택해야 한다. 조흥은행이 지난 7월부터 취급하기 시작한 'CHB장기주택담보대출'의 최저금리는 현재 연 6.02% 수준이다. 만기는 10년이지만 최장 3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3천만원 이상 대출받을 경우 대출액의 0.8% 정도에 해당하는 근저당권 설정비를 면제해준다. 다른 은행 상품도 비슷한 구조이지만 금리와 중도상환수수료 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5월 '내집마련 장기대출'을 선보인 농협의 경우 최저금리가 대출 첫 해엔 연 5.17%로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그러나 2년,3년,6년차에 각각 0.25%포인트씩 가산금리가 붙는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 5.63% △하나은행 5.84% △한미은행 5.80% △제일은행 5.60%(2억원 미만) 등이 대출금리가 낮은 편이고 △외환은행 7.53% △국민은행 7.75% △우리은행 7.68% 등은 상대적으로 높다. 은행들이 주거래고객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거래은행을 결정할 때 주거래고객 여부까지 고려하는 것이 좋다. 또 시중은행들이 내년 초 일제히 모기지론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은지 여부도 함께 따져 봐야 한다. 모기지론은 장기 주택담보대출과 상품구조가 비슷하지만 연 6%대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