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증시에 대만으로부터 급보가 날아왔다. 미국 IBM이 대만 LCD업체에 물건 공급을 요청했으나 팔 물건이 없다는 응답만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제품이 품귀"라는 것.LCD수요가 늘고 있지만,생산량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증시는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먼저 삼성전자와 LG전자등 완성품메이커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소형주인 LCD관련 부품및 장비업체의 반응속도는 더 빨랐다. 줄줄이 급등했다. 한국 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LCD주가 줄상한가를 기록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임홍빈팀장은 "LCD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급등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LCD관련주들의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셈이다. ◆LCD 공급부족=대만에서 공급부족사태를 빚은 것은 15인치 패널이다. 노트북에 주로 쓰이는 제품이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 7월 패널당 1백90달러하던 제품가격이 최근 2백달러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그만큼 공급물량이 모자란다는 말이다. LCD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하방경직성을 갖고 있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은 떨어지는 구조다. 대신 수율이 높아져 생산기술로 수익성이 좌우된다. 따라서 가격이 오르지 않고 제자리에만 있어도 업체 이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민 팀장은 "한국과 대만업체들이 17인치와 19인치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 15인치 제품에서 극단적인 품귀현상이 나타났다"며 "대형패널의 경우에도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LCD쪽은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득의만만한 부품장비주=LCD호황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중소형 부품장비주다. 금호전기 탑엔지니어링 태산엘시디 등 LCD관련주 주가는 올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탔다. 대부분 1백% 이상 상승했다. 고평가 논란까지 일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삼성증권 임 팀장은 "LCD산업 자체가 성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가격논리보다는 성장논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고평가여부를 말하기 이르다는 뜻이다. 동양종금증권 민 팀장은 "태광 금호전기 등 사업의 주력부문을 LCD쪽으로 옮기고 있는 업체를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은 낮은 매출비중이 앞으로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고평가논란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민 팀장은 다만 주가의 반응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경기회복 속도가 관건=LCD는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LCD가 많이 사용되는 휴대폰 화면이나 노트북 정도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브라운관 제품이 주종인 데스크톱 모니터와 TV가 LCD 등으로 교체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경기회복이 빨라질 경우 시장은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금 민 팀장은 "데스크톱용 LCD모니터는 이미 교체가 시작됐고 TV는 PDP와 LCD의 시장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컬러TV 이후 처음으로 TV교체기가 도래했다는 점에서 업황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기 회복속도가 빠를 경우 업체의 설비투자도 활발해져 LCD장비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