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스키업계 선두인 디아지오코리아(대표 루츠 드숌프)가 간판 브랜드 `윈저 17년' 가격을 출시 3년만에 두자릿수 인상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오는 18일부터 `윈저17년' 출고가를 500㎖ 병당 2만9천480원에서 3만2천879원으로 11.5% 인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시 이후 3년이 넘도록 한번도 가격 조정을 하지 않아 인건비,자재비 등 제조원가 인상 요인이 누적된 상태"라면서 "아울러 파운드화에 대한 원화 환율 상승으로 위스키 원액 수입가도 상당히 올랐다"고 말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달 4일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시바스리갈 12년' 4종 평균 출고가를 5% 올린 데 뒤이은 것으로, 진로발렌타인스 등 다른 위스키 업체들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윈저17년'은 두산의 `피어스클럽 18년'(500㎖ 2만9천480원), 하이스코트(하이트맥주 계열)의 `랜슬럿 17년'(500㎖ 2만9천700원),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 17년'(500㎖ 2만8천930원) 등과 함께 저가 슈퍼프리미엄급(SP급)제품군을 형성, 사실상 국내 위스키 시장을 주도해온 브랜드이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모두 198만7천703상자(500㎖ 18병 기준)로, 작년 동기(201만7천769상자)보다 1.5% 감소했으나, `윈저17년' 판매량은 지난해 1-7월 14만7천569상자에서 올해 1-7월 24만4천983상자로 66%나 증가했다. 그러나 다른 위스키 업체들은 일단 시장 동향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두산 관계자는 "`윈저17년'의 가격 인상은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브랜드에게 시장 점유율 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일단 가격을 올리지 않고 마케팅과 영업을 강화해 점유율을 올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진로발렌타인스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주력 SP급 브랜드인 `발렌타인 17년'은 500㎖ 병당 출고가 6만6천990원으로 다른 저가 제품군과 차별화돼 있다"면서 "어차피 가격대와 마케팅 전략이 다른 만큼 `발렌타인 17년' 가격 인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스코트 관계자도 "가격 인상은 가볍게 따라갈 문제가 아니다"면서 "시장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신중히 접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스키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원액 메이저(대량 공급자)들이 국내 위스키 시장 판도에 불만을 품고 원액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윈저17년'의 가격 인상도 그같은 동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윈저' `임페리얼'(진로발렌타인스) 등 이른바 `로컬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세계적 브랜드인 `발렌타인', `조니워커', `로얄 살루트'등의 점유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낮다. (서울=연합뉴스) 한기천기자 ch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