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륙에 몰아쳤던 폭염이 13일(현지 시간) 북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당국의 늑장대처가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 때 섭씨 40도를 넘기며 기록적인 무더위를 기록했던 프랑스 파리의 13일 최고 기온은 섭씨 35도로 폭염이 한 풀 꺾인 양상을 나타냈다. 또 14일에는 기온이 섭씨 29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파리 시민들은 한 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날 "다음 주까지 기온이 약 10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지난 10일 섭씨 37.8도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 기온을 나타낸 영국과 이에 못지 않은 폭염으로 시달린 독일, 스페인도 각각 무더위가 13일을 고비로 고개를 숙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예보를 내놓았다. 그러나 스위스 베른은 13일에도 기온이 1865년 이후 최고치인 섭씨 37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이번 여름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인 피해 집계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유럽 전역에서 이번폭염으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북부 밀란 등에서 60명의 노인들이 이번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고 집계됐으며 프랑스에서도 올 여름 무더위로 100여 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의료 관계자들의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최대 장의업체 중 하나인 PFG도 지난 4일~10일 치른 장례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7건(37%) 증가한 3천230건을 기록했다며, 이는 이번 폭염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프랑스 의료계는 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난하고 나섰다. 프랑스 병원협회의 프랑수와 오바르 협회장은 "대부분은 불가피한 자연사가 아니었으며 다만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해 숨졌다"며 "이들은 현대 보건시스템에 따라구제됐어야 했다"고 일침했다. 그는 "첫번째 사망 사례가 보고된 이후에도 정부 당국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놀랍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장 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는 군 병원을 포함한 전국의 의료기관을 총동원, 폭염으로 인한 환자들을 대거 수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런 가운데 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 지역의 산불 피해가 계속됐다. 포르투갈 남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은 13일 3개 마을을 추가로 덮치며 세계적 휴양지인 알가베 해안 인근까지 다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포르투갈 소방당국은 남부 벤사프림 주민 2천명을 소개하고 산불 진화에 총력을기울이고 있지만 고온과 강풍으로 인해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파리.리스본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