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전당대회를 통한 신당 창당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민주당은 14일 당무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개최문제를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멱살잡이'로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앞으로 2∼3일 간 내부조정 과정을 거치기로 했으나 합의가 난망한 상황이어서 당초 양측이 합의했던 8월말 전대 개최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무회의 격돌=신·구당파는 회의 초반부터 "당무회의 의결로 전대를 열자.합의가 안되면 표결로 결정하자"(신당파) "합당을 한다는 데 실체없는 누구와 합당을 하겠다는 것이냐.지금 전대를 열 이유가 없다"(구당파)고 첨예하게 맞섰다. 중도파 김경재 의원은 "전대는 분당대회가 될 것"이라며 "외부 작전세력이 민주당을 깨려고 작전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하게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신당파 이종걸 의원이 감정싸움의 불을 댕겼다. 이 의원은 "KT(이기택 씨)의 민주당이 신한국당과 합당을 했지만 민주세력의 정통성은 국민회의에 있었다. 그럼에도 법통이 신한국당에 있어 합당 이전에 KT민주당에 몸담았던 인사들은 당적 조회를 한나라당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옥두 이윤수 의원 등 구당파 의원들은 "그게 무슨 소리냐.민주세력의 정통성이 한나라당에 있다는 말이냐"며 "해명하라"고 고함을 쳤고,회의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정대철 대표는 서둘러 회의종료를 선언했다. 그러자 부위원장 몇명이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한 부위원장이 "온갖 수혜를 입은 사람이 당 해체를 얘기할 수 있느냐"며 이해찬 의원의 멱살을 잡는 사태가 발생했다. 회의벽두부터 고성과 함께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향후 전망=전대 개최 1주일전에 대의원에 통보해야 하는 만큼 신당파가 당초 추진했던 25일안은 무산됐다. 내주초까지 합의가 이뤄지면 전대 개최가 가능하지만 다음 회의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당파는 합의신당이 어려워짐에 따라 독자 전대개최와 집단탈당을 통한 신당 창당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다수파는 당 내에서 독자신당을 추진하자는 입장이나 일부 의원의 조기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기남 의원은 "신주류가 독자적으로 전대를 추진하거나 신당 추진모임 의원들끼리 나가 신당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