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대표적인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전문업체 안철수연구소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국내 백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데다 해외 진출도 어려워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반면 동양증권은 인터넷 보급이 갈수록 확산되면서 보안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백신 산업의 진입장벽도 높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14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는 상반기 흑자전환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13일 장 마감 후 상반기에 3억5천만원의 순이익을 거둬 작년 동기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흑자전환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8백원(4.35%) 떨어진 1만7천6백원에 마감됐다. 이 회사 주가가 급락한 것은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전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국내 백신시장 포화상태 △해외 수출의 불확실성 △계열사에 대한 지분법 평가손실 등을 들어 안철수연구소의 하반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이시훈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은 매출 성장 정체와 해외 수출의 어려움을 확인시켜주는 저조한 수준"이라며 "3·4분기 실적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안철수연구소의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을 기존 전망치보다 3%와 27% 하향한 2백63억원과 32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향후 3년간 주당순이익 증가율이 평균 7%에 그칠 정도로 이익 성장성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주가는 고평가됐다"면서 '비중축소'의견을 내놨다. 동양증권은 이에 대해 현재의 펀더멘털보다는 앞으로의 생존가능성과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반박했다. 동양증권은 △인터넷 보급 확대에 따른 전산 보안 수요 증가 △백신 산업의 높은 진입장벽 △충분한 현금자산(5백17억원) 보유 등을 감안할 때 안철수연구소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 이태진 연구원은 "바이러스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시장 포화상태는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1∼2년 내에 경쟁력 없는 회사가 망하고 저가 공세를 벌이고 있는 외국 업체들이 철수하면 안철수연구소가 빛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