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자금 1백50억원+α'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현대측으로부터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과는 별도 경로로 비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이르면 다음주부터 본격 소환조사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검찰은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에 대한 조사에서 권씨 외에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대북사업 지원 등 청탁 대가로 억대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씨와 무관한 경로를 통해 현대비자금을 받은 정치인은 4∼5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향후 검찰의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그러나 2000년 4·13 총선 당시 권씨를 통해 선거자금 명목으로 현대 비자금을 건네받은 민주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3년)가 지나 소환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다만 권씨가 현대비자금과 무관한 1백10억원의 총선자금을 마련해 선거지원금으로 썼다고 주장한 만큼 진술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검찰 관계자는 "현대 비자금을 받은 정치인들을 모두 조사할 근거가 없다"며 "하지만 권씨가 입을 열거나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 혐의가 드러날 경우 성역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