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신비 그 자체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뇌의 능력중 10%도 못쓴다고 하거니와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뇌 일부는 여전히 불가사의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널리 알려진 좌뇌와 우뇌의 차이는 미국의 로저 W 스페리(1913∼94)가 60년대 초 간질 치료차 뇌량을 절제한 환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밝혀낸 것이다. 스페리 이론에 따르면 왼쪽 뇌는 언어적 논리적 분석적 사고와 계산,오른쪽 뇌는 직관적인 시·청각 정보 처리, 이미지 파악,사물의 종합화에 능하다. 좌뇌가 언어를 도구 삼아 개념을 연역적으로 처리한다면,우뇌는 개개의 일을 종합해 귀납적으로 결론짓는다. 어느 쪽이 더 발달했는가에 따라 좌뇌형 우뇌형으로 나누고,좌뇌형인 사람은 이성적 합리적이지만 직관력이 떨어지고 우뇌형은 감성적 창의적이지만 비합리적일 수 있다고 한다. 좌뇌형은 왼쪽 이마가 크고 오른쪽 턱이 발달돼 있는 반면 우뇌형은 오른쪽 이마가 크고 왼쪽 턱이 강하다거나,일본과 유럽의 경우 좌뇌형과 우뇌형이 7대 3이지만 한국사람은 우뇌형이 70%로 훨씬 많다는 주장도 있다.(조용진 서울교대 교수) 광운대 이홍 교수가 '뇌 활용 성향과 기업경영'이라는 논문에서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좌뇌형,현대의 정주영 회장은 우뇌형 기업가라고 분석해 화제다. 그러나 좌뇌형 혹은 우뇌형이라는 건 어느 쪽 뇌를 더 많이 쓰느냐에 따른 것이지 절대적인 건 아니라는 게 통설이다. 좌뇌와 우뇌는 뇌량을 통해 연결돼 있고 따라서 둘의 기능이 잘 통합될 때 뛰어난 창의력과 합리적 사고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21세기는 이미지의 시대고 따라서 우뇌형이 많은 한국인들이 유리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우뇌 우세'가 힘을 얻으려면 우뇌와 좌뇌 두가지를 함께 발달시킬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상상력이나 창의력은 진공 속에서 배양되는 게 아니라 기본기술 지식 추리력 종합력 등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양쪽 뇌를 동시에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좌뇌를 발달시키려면 잘 쓰여진 논리적인 글을 읽고 말을 체계있게 오래 하며 음식을 오른쪽으로 씹는 게 좋다는 조언도 있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