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 매수 강도를 다시 높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틀연속 1천억원어치이상을 순매수했다. 종합주가지수도 덩달아 이틀째 큰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선 외국인 매수세 확대에 대해 "재반등의 신호"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690선의 지지선을 확인하고 본격 반등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외국인 매수강도가 과거 한달전보다 높지 않은만큼 제한적인 반등으로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증권 전문가들은 "비록 제한적이라 할지라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부분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종목이나 실적호전주,정보기술(IT)주 등에 여전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외국인 본격 매수세로 돌아서나 외국인들은 13일 1천3백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에도 1천61억원어치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특히 전날 미국증시가 채권금리 급등 여파로 하락했음에도 국내증시에서 순매수 강도를 높였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외국인들은 최근들어 특히 아시아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대만과 한국,일본의 반도체시장 성장성이 확인된 것으로 판단,최근 줄였던 순매수 강도를 다시 높이는 추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당분간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별다른 변수가 예정돼있지 않아 외국인들의 순매수기조 강도는 유지될 것"으로 낙관했다. ◆제한된 유동성 장세 외국인들의 매수 재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동성은 제한적이다. 기관과 개인의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순매수 강도를 높인 13일에도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천3백11억원,2백90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확산된다 하더라도 강도가 높지않은 이상 지수 오름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지수 690∼700선이 탄탄한 지지선이라는 데에는 시장의 신뢰감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국인 매수세가 여전히 대형 우량주와 전기전자 등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종목군에 집중돼 있는 점도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분석했다. ◆제한된 유동성 장세의 세 가지 테마군 전문가들은 제한된 유동성 장세에선 실적호전주와 외국인 매수종목,IT주 등 소위 '잘나가는 종목'만 계속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시장분위기는 여전히 차별화와 집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수출비중 확대로 실적호전이 두드러지는 IT주와 외국인 매수유입으로 인수합병(M&A) 등의 재료를 갖고 있는 종목에 대한 분할매수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