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기업 경영권 위협] 삼성전자도 안심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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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에 이어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마저 경영권이 외국인에게 위협당하고 있는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우량기업의 주식이 증시에서 "바겐 세일"되고 있는 만큼 발빠른 외국인에게는 적은 리스크로 투자이득을 챙길 수 있는 "꿩먹고 알먹고식"의 투자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외국인 지분율이 무려 57%에 달하고 있어 더 이상 "안전지대"가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 상장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은 이미 상당한 위험수위에 와 있다.
우선 증시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5월중순 이후 6조원이상의 주식을 순매수,지난 8월8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 주식(거래소시장 기준) 보유비중은 37.5%나 된다.
15.5%인 국내 기관투자가보다 2배이상 많은 주식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유통시장에선 '외국인이 사면 오른다'는 말이 유행어가 된지 오래다.
또 기업내용에 못미치는 주가의 만성적인 저평가,대주주 지분율 취약 등도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활개 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가 저평가
SK㈜와 현대엘리베이터 사례에서 드러나듯 외국인은 수익 및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터무니없이 저평가된 종목에 눈독을 들인다.
소버린자산운용이 SK㈜ 지분을 매집하기 전인 지난 3월말 SK㈜의 시가총액은 1조원 안팎이었다.
이는 당시 SK㈜ 자산가치의 25%수준에 불과한 것이었다.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20.85%)의 시장가치 3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었던 셈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외국인이 매집하기 직전 시가총액은 6백90억원이었다.
올해 예상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 수준으로 절대 저평가 상태였다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대주주 지분 취약
저평가 종목이면서도 대주주 지분이 취약하면 외국인으로선 금상첨화다.
설사 적대적 인수합병(M&A) 및 그린메일링(지분확보 후 대주주에게 비싸게 되파는 일) 목적이 아니더라도 적은 금액으로 주요주주로 등장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버린자산운용이 SK㈜의 지분 14.9%를 취득하는 데 든 금액은 1천7백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이 돈으로 소버린은 시가총액 20조원에 이르는 SK그룹의 경영권에 막강한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
더욱이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외국인이 지분 11.2%를 사들이는 데 쓴 자금은 1백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계열사 상호출자가 금지되면서 대기업들의 지분구조가 허술해진 틈을 타 외국인이 특정 종목을 집중 공격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응책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가 해소되지 않고,대주주들이 지분확대 등에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내 기관투자가 및 개인 등 국내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비중이 늘어나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