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일대에 14일 오후(현지시간) 동시 다발적으로 정전 사태가 발생하자 뉴욕 시민들은 26년전 여름의 정전 사태를 떠올리며불안에 떨어야 했다. 뉴욕에서 지난 1977년 7월 13일 밤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 25시간 동안이나 계속되면서 시민들이 암흑 속에서 무더운 여름밤을 지새운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콘-에디슨 발전소에 낙뢰가 떨어지면서 촉발된 정전 사태로 뉴욕시와 뉴욕시 북부 지역의 800만 주민들의 손발이 묶였으며 에이브러험 빔 당시 뉴욕 시장은 이후 정전 당일을 "공포의 밤"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정전이 지속돼자 시민들은 동요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암흑을 틈탄 약탈 행위가 발생했다. 브룩클린의 경우 피해가 가장 심해 전체 143개 상점 중 약 3분의 1이 약탈을 당했고 전체 블록의 약 4분의 1인 30개 블록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형 슈퍼마켓인 울워스는 화재 피해가 특히 심해 정전이 끝난 다음 주 건물을 헐어야 할 정도의 큰 피해를 봤다. 전력 공급은 정전 25시간만인 14일 밤에 재개됐지만 뉴욕시 전체 상점 중 1천700곳 이상이 약탈을 당하고 3천 명 이상이 체포되는 등 한 여름밤의 정전 사태는 뉴욕 시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재산 피해도 1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뉴욕에서는 이보다 앞선 1965년 11월 9일에도 정전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지만 이 때에는 뉴욕 시민들이 합심해 교통을 정리하는 등 신사적인 태도로 혼란을 모면한 바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