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작은 바람 ‥ 최수권 <연세디지털미디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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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gitalav@digitalav.co.kr >
국회의원은 선택된 사람이다.
그 치열한 공천을 거쳐 선거전에서 이겨야 선출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그 개인 개인이 입법기관이라고 하는 것이 법률적인 정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니 국회의원은 존경을 받아야 마땅하고 그만한 신분에 합당한 특혜가 주어지는 것도 타당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특혜는 도대체 어떤 것들일까.
문득 궁금해지는 것은 근자에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체포 동의안이니, 방탄국회니 하는 용어들 때문이다.
대략적인 것이야 알고 있거니와 혐의가 있음에도 체포당하지 않을 만한 신분인 국회의원에게 적용되는 자잘한 특혜까지가 궁금해지기만 했다.
국회의원의 세비가 얼마인지, 상여금은 적용되는지, 퇴직금도 있는지 그리고 종내에는 이 미련하고 한심스러운 궁금증에 와락 짜증이 나는 것이다.
별 상관도 없는 위인들에 대한 실속없는 관심사를 증폭시키고 앉아있는 나 자신에 대한 짜증이다.
출세한 명사인 국회의원을 '위인'이라고 호칭하는 것이 결례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의 심정 같으면 더한 호칭을 앞세우고 싶은 것이 나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불분명한 세태에는 사람이든 사건이든 소망스러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면 오죽이나 좋을 것인가.
이런 간절한 바람에도 듣고 보게 되는 것들은 하나같이 실망스러운 것들뿐이다.
실망스러운 것들의 요인에는 거의 어김없다 싶게 국회의원이 관련돼 있다.
수뢰, 폭로, 비방, 변명으로 이어지는 불쾌하고 짜증나는 일들은 그 모든 것이 정치인, 즉 국회의원들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선출된 신분에 합당한 명예와 특혜가 주어지는 만큼 그에 어울리는 교양있는 언행과 신의, 정직의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문하는 것이 결코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백성이 국회의원의 특혜를 궁금해하고 짜증내는 세상이 종식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꿈꿔 본다.
세상에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죄를 짓지 않고 산다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가톨릭의 고해성사 의식 중 고해신부는 다시 죄를 짓지 말라고 하지 않는다.
스스로 보속을 통해 죄를 끊으라고 한다.
범인들은 그만큼 죄에 대한 유혹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그래도 백성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리더들은 달라져야 한다.
우매한 인간들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