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북부와 중부, 캐나다 동부 지역에서 1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해 교통ㆍ통신이 마비되고 생산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등 이틀째 대혼란이 빚어졌다. 국채 가격이 급등락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전사태는 이날 오후 4시10분께 미국ㆍ캐나다 국경지역인 나이애가라 폭포 인근에서 시작,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주 등 미 동북부 지역과 미시간 오하이오 등 중부 일부 지역,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으로 확산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는 테러와 무관하다"며 "원인 규명과 복구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총리실 짐 먼슨 대변인은 "나이애가라 국경 미국 쪽의 콘 에디슨 발전소가 낙뢰에 맞아 정전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방송은 "캐나다의 '나이애가라 모호크' 발전소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연쇄 정전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 사고 원인에 대해 엇갈린 주장이 제기됐다. 이 방송은 15일 오전이 지난 후에야 전력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공급이 중단되자 대다수 기업들이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켰고 상점들도 일제히 문을 닫아 뉴욕 등 대도시는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인파와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기 이ㆍ착륙이 금지됐으며 원자력발전소 가동도 중단됐다.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업체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14일 오후 증시 폐장 후 발생한 정전사태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와 나스닥시장은 15일 평소와 같이 정상적으로 개장됐다. 뉴욕=고광철 특파원ㆍ유영석 기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