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빛나는 4천리 해안길 아드리아해의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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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넥타이를 매면서 또는 볼펜이나 만년필로 글씨를 쓰면서 크로아티아란 나라를 떠올리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준 크로아티아는 우리네 일상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바로 넥타이의 원조이며,볼펜과 만년필을 발명한 나라인 것.
역내분쟁으로 인한 '인종청소'의 피비린내로 기억되는 유고연방의 한 축이었던 크로아티아는 또 천혜의 자연과 유럽 역사문화의 보고로 여행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자연을 대표하는 곳 중의 하나는 플리트비츠 호수국립공원.
국토의 7.5%를 자연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크로아티아에서도 한손에 꼽히는 국립공원이다.
'크로아티아의 히로시마'로 불릴 정도로 내전 때 완전히 파괴된 칼로바크 마을을 지나 닿는 플리트비츠 호수국립공원은 포천 산정호수의 확대판 격.
해발 6백36m 높이에서 5백3m 지점까지 92개의 폭포로 이어진 16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계단식으로 연이어 있다.
각 호수에는 총연장 9km의 나무로 된 산책로가 놓여 있어 물위를 걷는 기분을 맛볼수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이곳에 계단식 호수가 형성된 것은 중간의 갈로박호를 기점으로 위 아래의 암석 성질이 다르기 때문.
위쪽은 화강암 지대이고,아래쪽은 석회암 지대인데 화강암보다 무른 석회암지대가 주저앉으면서 호수체인을 만든 것.
각 호수의 물을 가두고 있는 둑은 한해에 2∼3㎝씩 자란다고 한다.
지각운동으로 솟아오르거나 물속의 석회성분이 암석에 달라붙어 자연스레 둑이 만들어졌는데,부분별 그 정도가 달라 폭포의 물길이 바뀌기도 한다는 것이다.
플리트비츠 호수국립공원을 지나 아드리아해 쪽으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특유의 옅은 주황색 기와를 얹은 주택,짙푸른 바다위의 요트 등 사진으로만 보았던 1천5백㎞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자리한 도시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북달마시아 지방의 중심지로 '베네치아의 선물'이란 뜻을 가진 도시 자다르는 연륜을 자랑한다.
14세기말 크로아티아 최초로 대학이 세워졌으며,크로아티아어로 된 신문이 처음 발행된 도시로서의 자부심이 강한 곳이다.
1백년전만 해도 땅속에 묻힌 채 잊혀졌던 로마광장을 중심으로 역사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성 도나트성당은 9세기께 유럽의 최대 성당 중 하나.
수녀원 박물관의 성물(聖物)들이 특이하다.
사람의 팔과 머리 형상의 금,은 조각품 속에 해당 성인의 동일부위 뼈조각이 들어 있다.
불가의 사리함이나 마찬가지다.
1백40여개 섬으로 이루어진 앞바다의 코르나티제도는 수많은 문학작품에 등장할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12야'의 배경도 이 코르나티제도다.
스플리트는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
로마시대 건축양식이 가장 완벽히 보존된 도시로 꼽힌다.
영화 '101마리의 달마시안'으로 유명해진 점박이 개 달마시안의 고향이기도 하다.
4세기께 자신을 신 주피터의 아들이라고 여긴 로마황제 디오클레시아누스의 삶의 모습이 성곽과 조각품 등에 남아 있다.
돌에 홈을 파 사용했던 당시의 상수도도 보존돼 있다.
'아드리아해의 보석'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도 멋지다.
중턱에 도로가 걸쳐 있는 잿빛 바위산들은 시간에 따라 멋진 빛의 마술을 보여준다.
두브로브니크로 가기 위해서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땅을 지나야 한다.
13세기 두브로브니크를 손에 넣으려 했던 베네치아공화국과 터키가 맞섰던 7km 폭의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네움이란 마을이 유일한데 면세점이 있어 간단한 쇼핑을 즐길수 있다.
길을 달려 크로아티아의 남쪽 끝 아드리아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곳에 두브로브니크가 자리하고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다.
11~17세기 지어진 2km의 성채가 아름답다.
"천국을 찾는 사람이라면 두브로브니크를 보아야 할 것"이란 버나드 쇼의 찬사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곳이다.
성채 안에 들어서면 중세의 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3백m 길이의 중심도로 양편으로 성당,궁전,미술관,극장 등 대리석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래된 성채지만 일상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4천여명의 주민이 어울려 살고 있다.
군데군데 남은 총탄자국은 내전의 아린 상처를 보여주지만,거리 곳곳의 낭만과 역사의 무게를 훼손하지는 못한다.
특히 어둠이 내리고 황금빛 조명이 들어오는 어스름 저녁의 한때는 오래도록 잊지못할 추억을 안겨준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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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크로아티아의 정식 명칭은 크로아티아공화국이다.
자국민끼리는 '헤르바츠카'(Hrvatska)라는 이름을 쓴다.
터키어로 '산'을 뜻하는 '발칸'반도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다.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하며,대륙쪽으로는 슬로베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신유고연방(세르비아,몬테네그로 등)및 헝가리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 지역은 동서양 세력의 접점으로 피로 얼룩진 민족적,종교적 갈등이 그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는 주변국과의 이합집산 끝에 1945년부터 유고연방으로 존재했다.
크로아티아 출신 티토의 지도력 아래 뭉쳤으나 1980년 티토 사망이후 연방의 결속력이 느슨해졌다.
결국 세르비아계의 주도권 행사에 반발,1991년 슬로베니아와 함께 분리독립을 선언했다.
이후 1995년까지 세르비아계와 전쟁을 겪었다.
부메랑 모양의 국토 면적은 5만6천5백38평방km.
한반도의 4분의1 정도다.
인구는 4백80만명이며 78%가 크로아티아인이다.
대다수가 로마가톨릭 신자다.
수도는 인구의 4분의1이 거주하는 자그레브.
화폐단위는 쿠나이며 요즘 환율은 미화 1달러에 9쿠나 안쪽에서 변동한다.
한국보다 8시간 늦다.
4월부터 10월까지의 날씨가 여행하기 제일 좋다.
KRT(02-771-3838)는 크로아티아가 포함된 '동유럽 6국 13일','발칸 6국 12일','정통 동유럽 5국 9일'상품을 판매한다.
참좋은여행(02-596-9779)은 '동유럽 8국 12일',씨에프랑스(02-720-3000)는 '환상의 발칸 동유럽 6국 12일'상품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