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의 대규모 정전사태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남쪽 3개 송전선이 과열로 고장을 일으키면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내 에너지시스템을 감독하는 북미 전력안정위원회(NERC)의 마이클 겐트 위원장은 16일(이하 현지시간) "현 시점에서는 정전사태가 오하이오주에서 시작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정전 확산 차단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오타와수력발전소 안드레이 파커 부소장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중요한 송전 회선이 끊겼다는 정보가 있었다"며 "그 회선은 다른 지역과도 연결돼 있어 토론토 디트로이트 오타와 뉴욕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14일 오후 3시6분께 에너지업체 퍼스트에너지가 운영을 맡고 있는 클리블랜드 남쪽 고압선에서 처음으로 송전 장애가 발생한 데 이어 26분 뒤 근처 송전선에 과열로 인한 이상현상이 나타났고,4시11분께 뉴욕 등 8개주로 정전사태가 확산됐다는 것이다. 겐트 NERC 위원장은 "앞으로 정전 확산 차단시스템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 이유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며 "송전선이 끊기면 중앙통제본부에도 비상벨이 수백 번도 넘겨 울렸을 텐데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보면 이번 사건은 인재(人災)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