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03:22
수정2006.04.04 03:27
자동차 연구에 몰두하다가 1903년 포드자동차를 창립한 헨리 포드는 일반대중도 살 수 있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차를 만들기 원했다.
그의 바람은 5년 뒤인 1908년 '모델T'를 내놓으면서 실현됐다.
이 차는 부품 표준화에 의해 호환성 있는 부품으로 조립된 최초의 대량생산형 자동차였다.
판매에 들어간 모델T의 초기 판매가격은 8백50달러.
당시 미국인의 연 평균소득이 6백달러였기에 차값이 싼 게 아니었지만 이전까지의 차 가격이 2천달러 정도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판매가격이었다.
포드는 생산비용을 계속 줄여나가 1927년에는 판매가격을 3백10달러로까지 낮췄다.
포드는 철저한 규격화로 모델T의 저가격을 유지했다.
세부적인 개량은 있었으나 19년간 기본 설계인 4기통 4사사이클 사이드밸브 20마력의 가솔린엔진과 30인치x3.5인치 타이어와 1백인치의 휠베이스는 바뀌지 않았다.
또 보디컬러는 검정색 일색이었다.
어느 손님이 어느 컬러가 좋으냐고 물어 포드가 '검정색이라면 어떤 색깔이나 다 잘 어울린다'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으나 스타일이 아닌 효율성이 때문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초기와 후기모델을 제외한 1914년에서 1925년 사이에 생산된 모델T에는 보디컬러가 검정색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검정색이 가장 빨리 마르는 도장 컬러였기 때문이다.
모델T는 1927년 단종되기까지 1천5백만대라는 판매기록을 세웠다.
당시 미국의 마차 대수와 거의 맞먹는 규모가 팔려 '말 없는 마차'라고 불릴 정도였다.
1921년 50%를 넘었던 모델T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1927년 새로운 기술과 스타일을 내세운 GM의 신차가 출시되면서 단숨에 10.6%로까지 점유율이 떨어지고 말았다.
김상권 현대·기아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