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출신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최악의 정전 사태를 '침착한 리더십'으로 수습해 나가면서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블룸버그의 순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블룸버그 시장이 보여준 에너지가 혼란에 빠진 도시를 굴러가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블룸버그 시장은 지난 14일 오후 4시11분 갑작스런 정전으로 뉴욕 시가 마비되자 한 시간도 안돼 라디오에 출연,영문도 모른채 불안에 떨던 8백만 뉴욕 시민들에게 정전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줌으로써 동요를 막았다. 또 수시로 기자회견을 갖고 언제쯤 전기가 들어올 것인지,사고 원인이 무엇인지를 나름대로 성실하게 전달했다. 미국 언론들은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 시를 단합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그는 시 재정난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면서 인기를 잃었다. 뉴욕타임스가 6월에 실시한 조사에서 그의 업무수행 지지도는 24%로 추락했다. 역대 뉴욕시장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식당과 바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금연법을 통과시키고 시 수입을 늘리기 위해 세금을 올린 것도 그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코네티컷주 퀴니피아대학의 여론조사 국장인 모리스 캐롤은 "이번 정전은 2천8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테러와 비교할 수 없지만 블룸버그 시장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 처럼 시장이 해야 할 일을 침착하고 차분하게 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