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스파이크 리 감독의 '25시'..두드려라! 마지막 구원의 문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종갈등과 화해문제에 천착해온 흑인감독 스파이크 리의 신작영화 '25시'(원제 25th Hour)는 절망적인 상황에 봉착한 한 백인청년을 통해 인간 간의 갈등을 뛰어넘는 용서와 구원의 문제를 다뤘다.
'파이트 클럽' 등에서 선악의 양극단을 빼어나게 소화해 온 배우 에드워드 노튼은 이 영화에서 냉혹한 현실에 부딪쳐 번민하는 인간을 잘 연기해냈다.
노튼은 얼핏 순진해 보이는 외모에서 조금씩 불거져 나오는 불만과 적개심,후회의 편린들을 힘 있게 펼쳐 보인다.
집 안에 숨겨둔 마약이 발각됨에 따라 7년간의 수감생활에 들어가야 할 몬티(에드워드 노튼)는 보석으로 1주일간의 자유를 갖게 된다.
카메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몬티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모습을 주시한다.
친구들에 대한 몬티의 감정은 복잡하다.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자신을 밀고했을 것이란 의혹으로 번민하거나 동시에 그녀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짓누른다.
이웃들에 대해서는 적개심을 갖고 있다.
'돈이나 구걸하면서 나를 비웃는 인도인,가슴털이나 미는 역겨운 게이놈들,싸움박질로 소일하는 흑인들,바가지 장사하는 한국인들,옷에 비듬이 한 바가지인 더러운 유태인놈들,혼자 잘난 척하는 월스트리트 증권맨들….'
그러나 월가의 증권맨 중 하나는 몬티의 친구이고 그는 몬티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
몬티는 자신이 욕하는 이웃이 결국 자신의 친구라는 사실과 감옥행 자살행 도망행 중 어떤 것을 선택할까를 놓고 번민한다.
영화는 몬티의 복잡한 머릿속을 넘나들며 주인공의 번민에 관객들을 동참시키는 데 성공한다.
제목 '25시'는 구원을 이룩하는 '꿈의 시간'이며 그것은 타인과 화해하는 순간에야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똑바로 살아라' 이후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