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만원을 갖고 집을 구하려고 하는데 집을 사는 게 좋을까요.주변에서는 사는 게 낫다고 하고,남자친구는 일단 전세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분양을 받자고 하네요. 출발부터 이렇게 결정도 못내리고…밤에 잠까지 안오니 결혼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인터넷 사이트 '결혼준비할 사람 여기모여라'의 한 네티즌) 예비 신혼부부들의 내집마련 시즌이 찾아왔다. 올 가을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커플이라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발품팔기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이번 가을 결혼에 나서는 예비부부들이라면 어느때보다 고민이 깊을 듯 싶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매입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부동산 경기예측 또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는 게 좋을까 결혼정보업체 듀오의 오미경 대리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70% 이상은 8천만∼1억원 정도를 내집마련 자금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다수 지역이 평당 7백만원을 넘어선 서울에서는 이 돈으로 아파트 매입이 쉽지 않다. 이 경우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야 할까. 상당수 전문가들은 "집은 일단 한 채 마련해 놓고 결혼생활을 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솔렉스플래닝 장용성 사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부동자금의 영향으로 집값이 계속 불안하다"며 "전세로 사는 2년간 부동산값이 뛰어버리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내집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대출금리가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갚아나갈 수 있는 5천만원 안팎 범위 내에서 대출을 끼고서라도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낫다"며 "올 11월이 구입적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고준석 팀장은 "은행에 근무하다보니 신혼부부에게 대출해 준 경험도 많다"며 "경험상 자기집이 있는 부부가 돈을 모으는 속도도 빠르더라"고 전했다. 출·퇴근 편이성 등을 고려해 지역을 먼저 정한 이후에 매입여부를 판단하라는 전문가도 있었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상승여력이 풍부한 지역이 아니라면 매입에 신중을 기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매입한다면 지역과 상품은 어떻게 고르나 자금 부족 때문에 아파트 이외에 빌라나 오피스텔을 구입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말렸다. 부동산114 김 전무는 "특히 오피스텔의 경우 일시적인 가격상승을 보고 구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은데 말리고 싶다"며 "환금성(換金性)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하는 커플들이 많다"고 말했다. 매입을 권유한 전문가들 가운데는 "거리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한 사람들이 많았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서울이 어렵다면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멀리 나가서라도 발품을 팔아 매입에 나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지정돼 상승여력이 많은 김포나 파주시 근처에서 적당한 물건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